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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코파이의 투자공부/나의 투자 ing

[투자SSUL] 인터로조 투자 실패한 썰 - 과거는 과거 데이터일 뿐

by 쵸코파이 2021. 4. 19.
INTRO

나는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이다.

기업 분석을 철저히 하려고 하며,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을 때 분할매수를 진행한다.

 

신중하게 결정하고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려고 했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투자에서 큰 손실을 낸 적은 없다.

 

하지만 내 투자에서 가장 아쉬운 투자 중 하나가 바로 오늘 포스팅할 '인터로조' 투자이다.

 

오늘은 내가 왜 인터로조에 투자했는지와 왜 실패했는지를 포스팅하려 한다.

인터로조는 나의 첫 투자였기에 지금 보면 미숙했던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실패담을 쓰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실패만큼 좋은 스승은 없기에, 더 나은 투자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포스팅을 시작해본다.

 

 

인터로조, 왜 투자했나

 

인터로조는 국내 유일의 콘택트렌즈 회사이다.

우리에게는 '수지렌즈', '클라렌'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이 회사는 견조한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그러다 수지를 모델로 한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대중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렌즈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조차도 알 정도였으니 말이다.

 

비록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일본과 중국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으며 소비자 반응도 좋았다.

특히 컬러렌즈를 집중공략하여 K-뷰티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공략하여,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당시 일본 거래처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해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컬러렌즈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어 인터로조의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재무제표도 우수한 편이다.

 

내가 그 당시에 보았던 재무제표였다.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부채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라 리스크도 적다고 생각했으며, ROE도 높아 자본 운영을 효율적으로 한다고 판단했다.

영업이익률도 20~30%로 제조업 치고 높은 편이라 규모의 경제를 현재 실현하고 있으며, 그 당시에 평택 공장이 완공되었기 때문에 수익률이 더 좋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의 국가와 달리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나라가 온라인으로 렌즈 구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가까운 미래에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다면 안경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어 이 회사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했다.

 

PER는 내 기준에서는 고PER였지만 (매수 당시 PER 14), 저 정도 가격은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비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 판단했다.

 

내 첫 투자,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

내가 인터로조에 투자했던 시기는 2020년 5월경이었다.

이 때 코로나 확진자가 한 자리수로 나오던 시기라, 나는 곧 코로나가 종식되면 본격적으로 컬러렌즈 소비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매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웬걸...코로나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어쨌든 그 때문인지 인터로조의 주가는 1년간 지지부진한 횡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 이슈가 아니더라도 이 투자는 허점이 너무 많다.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부분이 많다.

지금 다시 투자 결정을 내린다면 투자를 보류할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매출액은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순이익은 오히려 정체/감소되는 추세이다.

 

재무제표를 확인하니 매출 원가율이 상승하고 있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재무제표 주석을 확인해보면 원재료의 가격이나 광고선전비는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과거에 비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감가상각비'항목이었다.

내 판단으로는 감가상각비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감가상각비는 실제 발생한 비용이라고 하기보다는 회계적인 약속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감가상각비가 크게 증가할 만큼 유형자산 설비투자를 진행했는데 수익성이 예전만큼 올라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공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러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상황이 좋지 않게 되었다.

 

 

2. 자산 계정 중 매출채권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 그에 비해 현금성 자산은 적다.

매출채권은 미래에 돈을 받을 것을 약속하는 증서이다.

하지만 매출 채권은 돈을 떼일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매출 채권이 많은 것은 정말 좋지 않다.

 

특히 아직 현금화가 되지 않은 자산이기 때문에 돈이 묶여있다고도 볼 수 있다.

기업의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쳐 사업적인 관점에서 좋지 않다.

 

또한 매입채무는 10억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는데 반해, 매출채권은 400~500억원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숫자 잘못 쓴 거 아니다. 실제로 저렇다.

 

이러한 불균형은 회사가 거래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알아보니 인터로조는 매출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의 공시를 보면 다음과 같다.

 

매출채권이 자산의 30%가 넘는 회사에서, 매출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꽤나 타격이 크다.

 

이에 비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너무 적다.

이 때는 기업의 현금 흐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기 전이라 그런지, 이런 부분을 놓치고 말았다.

 

 

3. 생각보다 노동집약적인 회사였다.

 

나는 이 회사가 자본집약적 회사이며, 미래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니 생각보다 노동집약적인 회사였다.

직원 수가 작년기준 572명이다.

작년 매출액이 약 900억원임을 감안했을 때, 1인당 매출액이 약 1억 6천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참고로 예전부터 인터로조와 자주 비교되었던 리노공업의 경우 1인당 매출액이 약 4억원 가까이 된다.

 

또한 평균 근속 연수가 4년정도밖에 안 된다.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별로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참고로 리노공업의 경우 평균 근속 연수가 8년이다.

 

 

4. 꽤나 큰 규모의 전환사채가 있다.

 

2019년, 인터로조는 신공장을 짓기 위해 전환사채를 200억원 가량 발행했다.

총 주식 수가 1117만주 정도이고, 전환가능 주식수가 93만주 정도 되니 꽤나 큰 규모였다.

 

물론 신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기존 공장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캐파를 늘린다면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호재이다.

하지만 전환사채가 있다면 주주가치는 희석되기 마련이며,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무조건 고려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하지만 주린이였던 나... 전환사채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가 버렸다.

이 부분은 지금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뼈아플 실수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인터로조는 좋은 기업이다.

지금까지 인터로조에 대한 부정적인 말만 한 것 같은데, 그럼에도 인터로조는 꽤 괜찮은 기업이다.

 

인터로조는 내가 느끼기에 주주친화적인 기업이었다.

배당성향을 올리겠다고 약속한 이듬해 약속을 지켜 현재는 1%가 넘는 배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자사주도 4~5% 비중으로 가지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임을 감안할 때 높은 수준이며(20~30%), 부채관리도 잘 하고 있다.

 

공장가동율도 작년 코로나 여파로 낮아진 것을 차치한다면 높은 가동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신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요즘 인터로조 주주들에게 가장 관심이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당뇨렌즈'의 출시일 것이다.

'화이바이오메드'사는 당뇨렌즈를 개발해 상용화 과정 중에 있으며, 그 생산을 인터로조와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한다.

 

만약 가까운 미래에 이것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인터로조의 기업가치는 단숨에 퀀텀점프할 것이라 기대한다.

 

다만 내 기준과는 맞지 않았을 뿐....

인터로조 주주님들은 앞으로 호재가 계속 터져서 높은 수익률을 거두셨으면 좋겠고, 인터로조에 투자를 생각중인 분들께서는 이 글이 투자 결정에 큰 도움이 되면 좋겠다.

 

 

OUTRO

작년 주식장이 미쳐 날뛸 때, 내 포트폴리오는 지지부진했다.

가장 큰 이유가 이 인터로조 때문이었다.

 

나는 24000원 정도에 매수를 했는데 1년간 20000~22000원에서 횡보했다.

 

나는 여유자금이 있어 평균단가를 22000원 정도로 낮춘 다음 '존버'했다.

다행히 현재 24000원 선까지 주가가 회복되어 어느 정도 수익을 실현하고 매도를 할 수 있었다.

 

필립 피셔는 본인의 투자 아이디어가 훼손되면 고민하지 말고 손절하라고 조언했는데,

아직까지 나는 그걸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초보자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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